예정일은 9월 17일이었는데 그 즈음 내진을 했었어요. 근데 자궁경부 (Cervix)가 하나도 안열렸더라구요. 그래서 유도분만 날짜를 정하고 그 날짜 전날에 한번 더 닥터오피스에 가서 내진을 했는데 그때도 역시 Cervix가 하나도 안열려있었어요 ㅠㅠ... 1cm라도 열려있을줄 알았는데 전혀 하나도 안열렸다니..!!!!!! 하나도 안열려있어서 Membrane sweep도 못했네요.
그래서 9월 20일 유도분만 하는걸로 확정!! 20일날 아침 8시까지 출산하는 병원으로 갔어요.
가서 체크인을 했더니 분만하는 방을 안내해줬어요. 방안에는 화장실, 침대, 티비, 소파가 있고 아기가 태어나면 누워서 몸무게 등등 체크업을 할 아기 침대가 있더라구요.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이었어요.
이제 뒤가 다 트인 ㅎㅎ 병원 옷으로 갈아입고 혈압 등 vital 체크를 하고 맨 첫번째로 두꺼운 cervix를 얇게 만드는 약을 질에 넣었어요. 약을 넣기전에 먼저 보여줬는데 진짜 새끼손톱 반도 안되는 크기였어요. 근데 그런 약이 효과가 있다니.. 정말 신기했어요 ㅎㅎㅎ 약을 넣고 4시간 후에 내진을 해서 cervix를 1차로 확인해보더라구요.
1차 내진 결과! cervix가 1.5cm가 열렸더라구요. 약만 넣었는데 바로 1.5cm가 열리다니~~ 이후에 더 열기 위해 바로 카테터를 이용해서 벌룬을 경부에 집어넣었어요. 벌룬을 질 안에서 부풀려 cervix를 넓혀주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막달 균 검사했을 때 GBS가 양성이었기때문에 바로 페니실린 IV를 맞았어요. 양수가 터지면 아이에게 GBS를 옮길수 있고 아이가 GBS에 감염되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항생제를 꼭 맞아줘야해요.
벌룬을 넣고 얼마 안되어서 정말 말도 안되는 고통이 오길래 에피듀럴(무통주사)보다는 약한 마약성 진통제를 한번 맞았어요. 유지시간은 1시간이 좀 안되는 것 같아요. 진통제를 한번 맞고 한시간쯤 지나니 3cm정도 된 것 같더라구요. 4cm정도가 되면 피토신(옥시토신)을 맞기 때문에 간호사에게 피토신을 맞기전에 에피듀럴을 맞고싶다고 미리 말을 해놨었어요. (피토신을 맞으면 정말정말 아프다고 알고있어요.) 그리고 에피듀럴을 맞는다고 말을해도 마취과 의사가 에피듀럴을 준비하고 분만실에 와서 주사를 놔주기까지 45-50분정도 시간이 걸리기때문에 cervix가 3cm정도 열렸을때 미리 에피듀럴을 맞겠다고 했어요.
한 40분쯤 지났을때 마취과 의사가 왔고 침대에 걸터앉아 웅크린 자세를 한 뒤 척추쪽에 에피듀럴을 맞았어요. 아픈건 하나도 없었는데 바늘이 들어가는 느낌이 들긴 하더라구요. 정말 신기하게 맞자마자 다리가 저리면서 아픈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ㅋㅋㅋㅋㅋㅋ
맨 처음에 질에 약을 넣고나서 얼마 안되서 1.5cm가 열렸길래 이때까지만해도 벌룬도 넣고 했으니 순조롭게 빨리 진행될줄 알았어요...
벌룬을 넣고나서 계속해서 내진을 하는데도 cervix 열린 정도가 계속 제자리 걸음이더라구요.. 4cm까지 열리기까지도 정말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침 8시에 병원에 갔는데 그날 밤쯤에 4cm정도가 되어서 그때 피토신을 맞았어요. 에피듀럴 덕분에 피토신이 들어가도 아무 느낌이 안들긴 하더라구요 ㅋㅋㅋㅋ
그리고 이제 피토신이 들어갔으니 cervix가 빨리 열리겠지!! 했는데 왠걸.... 다음날 새벽이 되었는데도 정말 느리게 열리더라구요 ㅠㅠ... 10cm가 열려야 분만 시작인데 언제 10cm가 되나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정신은 맨정신인데 에피듀럴을 맞아서 하체를 못움직이는 상태가 10시간, 15시간 이렇게 되니까 정말 정신적으로 힘들더라구요. ㅠㅠ.. 남편은 자고 있고 새벽에 혼자서 마인드 컨트롤을 계속 했던 것 같아요..
내진 할때마다 레지던트들한테 벌룬이 효과가 있는거냐, 잘 되고 있는거냐고 몇번을 물어봤던 것 같아요..ㅋㅋㅋㅋ
그리고 지속적으로 혈압을 체크하는데 진통이 오래되니 페니실린, 에피듀럴 등의 수액들을 너무 많이 맞아서 그런지 혈압이 한번 168정도까지 쫙 올라갔더라구요. 이때 소변에서 단백질이 나오는지도 확인했는데 소변에서 단백질이 조금 나왔었어요. 그래서 바로 수액을 좀 줄이고 조취를 취해주니 바로 혈압이 140대로 떨어지긴 하더라구요. 남편은 자고 혼자 다리는 못움직이고 맨정신인데 혈압이 올라가고 소변에서 단백질이 나왔다하니 ㅠㅠ..너무 걱정이 됐었어요. 그렇게 새벽을 지냈네요..
피토신을 맞고 간호사분이 피넛볼을 다리사이에 넣어주었는데 이게 효과가 좋았나봐요. 피넛볼을 다리 사이에 끼고 있을때 양수가 터졌더라구요. 21일 오전 11시쯤 10cm가 다 열려서 그때부터 간호사분이랑 푸시를 시작했어요.
푸시를 하고있으니 하나둘씩 레지던트들이 들어왔고 진통이 올때마다 본격적으로 푸쉬를 했어요. 레지던트분이 회음부 마사지를 계속 해주었고 진통이 올때마다 숨을 깊게 마신다음 멈춘 다음 10초씩 3번 푸쉬를 하라고 하더라구요.
애기가 골반쪽까지 내려오니 에피듀럴을 맞아도 진통이 조금은 느껴지더라구요 ㅠㅠ 근데 차라리 진통이 조금 느껴지는게 어디에 힘을 줘야하는지가 느껴져서 푸쉬하는데 더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푸쉬할때 갈비뼈부터 아래쪽으로 쥐어짠다는 느낌으로 하니까 확실히 아기가 빨리 나왔어요. 아기가 완전히 내려온게 아니라 골반에 걸터있어서 닥터가 얘기하길 애가 나오기까지 2-3시간은 걸릴거라 했는데 1시간 20분정도만에 나왔어요 ㅎㅎㅎ 아기랑 합이 좋았나봐요~~~ 나오자마자 응애~응애~하고 우는게 정말 신기했어요 ㅋㅋㅋ 남편이 가위를 들고 기다리고 있다가 애기가 나왔을때 탯줄을 잘라주었어요~~!
9월 20일 오전 8시에 입원했는데 9월 21일 오후 2시쯤 애기를 낳았네요 ㅎㅎ 생각보다 오래걸렸는데 간호사분들이 48시간 안걸린게 어디냐며~~ㅋㅋㅋㅋㅋ 유도분만은 산모랑 아기의 vital이 괜찮으면 48시간정도까지 버텨보다 그때 안되면 제왕절개 하는것 같더라구요.
신기한게 에피듀럴 맞아도 진통은 느껴졌는데 애기 낳고 회음부가 찢어졌던거랑 꼬매는거는 전~혀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다른 종류의 통증이라 그런건지 정말 신기했어요. 그때 닥터한테 물어본다는게 너무 정신이 없어서 못물어봤네요 ㅎㅎ
아 그리고 미국은 회음부절개를 미리 안해주는 것 같아요. 절개를 미리 안하고 자연적으로 근육 결대로 찢어지는게 나중에 꼬맸을때 회복이 더 빠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구요.
꼬맬때 실은 녹는실이어서 실밥 뺄 필요가 없었고 꼬맬때 몇도 열상인지 물어보니 애기가 큰편이어서 3도 열상이라 하더라구요 ㅠ_ㅠ.. 닥터가 바로 너 변비 조심해야해!! 그랬어요..ㅋㅋㅋㅋㅋㅋ
애기를 낳고 에피듀럴 IV팩을 바로 뺐고 몸에서 약기운이 빠지기까지 누워서 2시간을 기다리라고했어요. 그래서 아기랑 skin to skin을 2시간을 했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나서 약기운이 빠지니 바로 걸을 수 있었는데 휠체어를 갖다주어서 휠체어를 타고 회복실로 옮겨서 푹~~ 쉬려고 했는데!!! 미국은 애기가 태어나자마자 아기 vital 체크를 하고나서 바로 24시간 모자동실이에요..ㅎㅎ.... 2박 3일 입원이었는데 아기랑 같이 계속 지냈네요 ㅋㅋㅋㅋㅋ 태변은 왜이렇게 많이 나오는지~~~ 기저귀를 계속 갈고 갈고~~~ 잠을 거의 못잔것 같아요. 그래도 첫번째 출산이었는데 큰 탈 없이 아기 낳아서 정말 다행이에요^^~~~